경인년 한해가 어느덧 3일을 남겨두고 뚜벅 뚜벅 역사의 뒤안길로 가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흔적만 남겨두고 신묘년으로 흘러가고 있다.

2010년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바늘 같은 아픈 기억들이 하나씩은 있을 듯하다. 

정치적 맞수, 깨어진 우정, 버려진 믿음, 잃어버린 신용, 사랑의 아픔 등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한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조금만 들춰도 비수 같은 바늘은 더 깊이 가슴속을 파고든다.

양평군만 하더라도 6.2지방선거의 치열한 상처, 6대의회의 혼선과 집행부간 갈등, 사회단체·지역경제·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공적 대립이든 사적 갈등이든 바늘의 날선 차가움은 스쳐도 피가 날 듯 한 두려움으로 잠재돼 있는 경우가 더 많다. 해소를 못하면 상호 효용의 더 큰 가치를 잃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광섬유는 0.004mm의 굵기로 160km 밖의 사람들에게 빛의 속도로 정보를 건넨다. 유리로 만든 차가운 광섬유도 전자현미경으로 바라보면 손가락 굵기만 하다.

이보다 수십 배 굵은 바늘 끝을 마음속 전자현미경의 재물대에 올려놓기를 제안한다. 전봇대 보다 굵고 둥글게 보일 것 이다.

대립과 상처가 클수록 상대를 이해하는 방식과 깊이는 깊어야 한다. 자식을 죽인 살인자를 용서하는 마음의 깊이를 생각해 보라. 그래야 진정한 답이 나오는 것이다.

보여 지는 것만 판단하면 크고 작은 바늘을 수십 개씩은 안고 해를 넘어 가야 한다. 아프다 아프다 안 되면 밖으로 꺼내 놓기 마련이다. 모두에게 찔러 댈게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바늘의 날카로움이 비수처럼 빛날수록 고배율의 마음속 전자현미경에 올려놓으면 둥글고 뭉툭하게 보일 것이다. 둥근 바늘 끝은 찾을 수 없고 날카롭던 이유도 둥글게 보일 것이 분명할 것이다.

물론 법과 원칙을 넘어 사회의 규범까지 깨뜨려 모든 것을 뭉툭하게 보자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와 개인의 갈등은 다음세대를 위한 행복한 아픔일 뿐. 정치적·정신적 이념의 차이든, 사회적·개인적 이해관계든 치열한 싸움이 끝났으면 바늘조차도 담아두면 안 된다.

뜨는 해를 그냥 바라보지 말고 진정한 새로움으로 맞이하자.  신묘년 새해에는 말하고 보고 듣고 느끼고 의식하는 우리사회의 삶이 보다 값 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건강으로 기쁨으로 행복으로 사랑으로 가득한 해가 되어야 한다. 마음의 눈을 최대한 크게 확대 하자 바늘 끝이 둥글게 보일때 까지.

<본 칼럼은 12월 27일자 중부일보(한일봉 기자)에 보도 됨. 해당기자의 동의아래 게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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