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깃털을 매개로 외부와 소통하고자 한 조형 작품인 조은필(한국) ‘푸른 깃털’.

우리나라 대표 정원으로 손꼽히는 순천만 국가정원이 거대한 조형미술관으로 변신해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11월 18일 개막한 ‘2016 순천만국제자연환경미술제’는 순천만정원을 캔버스 삼아 회화, 미디어아트, 퍼포먼스 등 각종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정원에서 느끼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번 미술제의 대표 전시작들과 함께 순천에 가면 꼭 들러야 할 대표 여행지들을 모았다.

대한민국 생태 수도라 불리는 전남 순천에서 11월 18일 ‘2016 순천만국제자연환경미술제’가 개막했다. 국내 최대 갈대 군락지에 인접해 ‘국가정원 1호’로도 지정된 순천만정원을 배경 삼아 생태와 자연을 주제로 한 미술 작품이 전시된다. 순천시와 순천만국제자연환경미술제(SEEAF)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미술제는 12월 18일까지 한 달 동안 열리며, 세계 26개국 58인(팀)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야외설치전(제1전시), 실내전(제2전시), 퍼포먼스(제3전시) 등을 진행한다.

야외설치전은 ‘낙원 유람’을 주제로 순천만정원 습지센터 일대에서 열린다. 이승택, 김구림, 최평곤, 허강, 이용백, 스티븐 시걸, 로저 리고스, 데루히사 스즈키, 피어 홀투이젠 등 국내외 작가21인(팀)이 참여한다. 현재의 전시 현장을 낙원으로 삼아 낙원을 잃어버리기 전으로 돌아가는 복락원의 여행을 하는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된다.

조은필 작가는 호수 위에 떠 있는 대형 깃털 설치 작품을 전시했다. 작가는 은밀하고 충족되지 않은 내면 심리를 파랗게 채색된 푸른 깃털을 매개 삼아 외부와의 소통의 창구로 표현했다. 네덜란드 작가 얀 보크마는 ‘낙원의 산물’이라는 작품을 통해 시장 경제에서 소비는 곧 인간의 타락이나 생태적 재앙과도 연관된다는 것을 나타냈다. 자연 속에 내던져진 대형 소비재의 이미지는 순수함을 상실한 인간을 환경 문제와도 연관시킨다.

이외에도 네덜란드 작가 피어 홀투이젠의 ‘공간낙원’과 잠비아 작가 찰스 참바타의 ‘신세계 건설을 위한 자연으로부터의 탈주’ 등이 눈에 띄며 이용백 작가의 ‘유목하는 섬’, 이승택 작가의 ‘기와 입은 대지’, 김구림 작가의 ‘음과 양’ 등 국내 미술계 대표 작가들의 신작도 관람객을 맞는다.

순수함을 상실한 인간을 환경 문제와 연관 시킨 조형 작품 얀 보크마(네덜란드) ‘낙원의 산물’.
순수함을 상실한 인간을 환경 문제와 연관 시킨 조형 작품, 얀 보크마(네덜란드) ‘낙원의 산물’.

 

환경과 자연에 대한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운 바롤 토팍(터키) ‘자연의 리듬’.
환경과 자연에 대한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운 바롤 토팍(터키) ‘자연의 리듬’.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첫 미술제 열려
26개국 58팀 참여, 자연과 생태를 주제로 한 작품 전시

실내전은 ‘남도의 낙원’을 주제로 ‘낙원은 멀리 있지 않다’는 메시지와 함께 관객들이 발을 디딘 바로 이 남도의 땅에서 낙원을 만나게 된다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터키 작가 아슬리 오족은 ‘트위터’의 상징적인 로고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문양을 전면에 배치해 여성의 육체를 묘사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 표현의 자유의 문제 등을 조명하고자 한다. 터키 작가 바롤 토팍은 ‘자연의 리듬’이라는 작품을 통해 환경과 자연에 대한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호주 작가 래이 해리스는 연인이 자살하기 위해 뛰어내리는 장면을 포착한 퍼포먼스 ‘(사랑을 위해) 뛰어 내리다’를 영상물로 만들어 사랑과 고통, 죽음조차도 결국은 견딜 수 있다고 말한다.

여성의 육체를 묘사한 아슬리 오족(터키) ‘아르미나 정원’.
여성의 육체를 묘사한 아슬리 오족(터키) ‘아르미나 정원’.

 

이 밖에 김기라·김형규 작가의 ‘새로운 세계의 사상화’ ‘세기의 빛’을 비롯해 조영아 작가의 ‘기억의 껍질’, 칠레 작가 프란시스코 살라스의 ‘에덴의 씨앗’, 중국 출신으로 미국서 활동 중인 양친의 ‘3번가 걷기, 6번가 걷기’, 멕시코 작가 마가리타 샤콘 바흐의 ‘낙원으로의 비행’ 등 국내외 작가 12명(팀)이 참여해 조각·설치·미디어아트 등을 전시한다.

로맨틱 판타지 퍼포먼스 레이 해 리스(호주) ‘(사랑을 위해) 뛰어내리다’.
로맨틱 판타지 퍼포먼스인 레이 해 리스(호주) ‘(사랑을 위해) 뛰어내리다’.

 

흔들리는 갈대, 강렬한 직선, 떨어진 나뭇잎들로 여심을 표현한 엄숙희(한국) ‘女心’.
흔들리는 갈대, 강렬한 직선, 떨어진 나뭇잎들로 여심을 표현한 엄숙희(한국) ‘女心’.

 

퍼포먼스가 주를 이루는 제3전시는 ‘큰 뜰 유람’이라는 주제로 구성된다. 순천의 어원인 ‘큰 뜰’에 걸맞게 자연과 벗 삼아 풍류를 즐기던 한국의 선비정신과 자연이 녹아 있는 유희가 펼쳐진다. 방효성, 신용구, 알리 브람웰, 가브리엘 애덤스, 폴 던커 더비스 등 12인(팀)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 밖에도 자연과의 조율을 주제로 작가 워크숍과 발표, 대담, 아카이브 전시 등이 열린다. 관객 참여 프로그램인 ‘나도 작가’, ‘나도 사진가’, ‘나도 기자’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사진 · 2016 순천만국제자연환경미술제 집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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