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대자연은 다양한 생명력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10일 오후 7시 숲속공연장은 녹음으로 아늑히 둘러싸인  용문산 자락이 편안함으로 휘감기며 2천여 관객 하나하나에 손길을 내밀었다. 걸음 걸음을 모두 반겼다.

누구나 ‘양평만이 가진 자연의 선물 이구나’라는 생각을 한번쯤 들게 했다. 문화의 향기에서 걸음으로 조금 떨어진 양평, 2008 ‘맑은물사랑 숲속 음악회’ 는 그렇게 찾아왔다.

숲속을 깨우기 위해 찾은 여신같이 까아만 드레스의 양평여성합창단원들은 ‘산유화’와  ‘꽃파는 아가씨’를 맑은 공기중에 흘려 보냈다.

이어진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네온등이 자태를 뽐내기 시작하는 정도의 어둠이 찾자 요한스트라우스의 폴카에 있는 천둥과 번개 작품324(Under Donner und Blitz, Op. 324)이 맑고 경쾌한 관현악이 조화를 이루며 생생한 자연의 소리가 실감나게  파고 들며 산세와 호흡을 같이했다. 

티파니와 심벌즈가 으르렁거리며 맑은 하늘에 곧 천둥과 번개가 내려치듯 온몸을 자극했다. 자연속에서 묻혀온 ‘천둥과 번개’는 지휘봉을 잡은 이 경구의 온몸을 통한 조화로운 음률 그대로 전해왔다.

관객의 박수 소리까지 갓피어난 나뭇잎에 묻혀 버리자 “객석의 박수 소리가 무대를 지배한다”는 지휘자의 무대담이 마이크를 통해 전해졌다. 관객들의 환호는 객석 여기저기 찾아다니는 바람결에 씻겨 지나갔다.

이태리 Cassarano시가 차세대 음악가로 선정한 테너 김 철호의 푸치니의 ‘별은 빛나건만 (E lucevan le telle)’이 굵직한 은행나무 가지처럼 알알의 선율을 쏟아냈다. “정말 대단하다”는 객석의 반응들은  하바로브스크교향악단과 협연을 비롯 미국,이태리,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일본등 세계순회 공연을 통해 인정받은 한국의 목소리라는 안내 팜플랫을 다시보게 만들었다.  
 
곧이어 하얀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소프라노 조 혜현이 쏟아낸 ‘나 가거든’(명성황후 OST)이 가슴을 쓸어 내리기에 충분했다.  국·내외 최고의 음악가로 손꼽히는 세계적인 음악가로 숲속을 찾은 관객들은 오늘 그야말로 제대로된 ‘선물’을 차곡차곡 받고 있는듯 했다. 

천상의 목소리가 멈추자 미모의 김 해경 양평경찰서장이  달려나가 전한 한아름 꽃다발이 양평경찰서 행정발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고마움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수있게  했다.

한마리의 파랑새 같이 중간중간 날아와 진행하는 경민대교수이자 텔런트 조하나의 연두빛 드레스는 차가운 바람이 덧 입혀준 하얀니트가운이 가려진 미모를 더 빛나게 했다. 양평명예군민으로 함께한 중견 탤렌트 여운계,선우용녀씨의 박수 처럼 100년 양평의 변신도 더 다양하게 가늠할수 있게 했다.
 
어느덧 숲속밤은 뜨거운 열기로 초저녁을 삼켰다. 우측 머리위로 떠오른 달과 쏟아지는 별빛은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곳에 살고있는 지를 알게 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2부로 이어진 서울필의 사냥을 떠나며 (Aut der jagd Op.373 )의 빠른 폴카가 독수리가 하늘을 날며 사냥감을 찾아나서는 비장함 처럼 밤으로 안내 했다.

초대가수 장필순과 조관우의 매끄러운 음악들은 연인들의 어깨위에 자연스레 손을 올리게 했다. 시원한 맥주한잔이 생각나게 휘파람과 박수는 결국 조관우를 앵콜곡으로 몰았고 좌중은 또다시 즐거움으로 가득차게 했다.

베토벤 예술의 최고의 절정으로 교향악 중의 교향악으로 손꼽히는 걸작 ‘합창’ 제2악장이 서울필아모닉오케스트라 선율을 타고 내릴때 쯤 관객은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아채게 했다. 11일 내일밤이 기다려진다.

인간이 영원히 자연과 함께 해야 한다면 안내 팜플렛 1면 귀퉁이게 공연날 밤 날씨와 기온, 옷차림들을 담았다면 숲속공연의 배려는 가치가 더욱 빛났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게 했다.

음악회 막바지쯤 객석을 털고 일어서는 이유를 단지 관객의 문화적 수준으로만 돌리게 된다면 앞으로 숲속음악회의 지혜와 발전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관광지 입구주차장에서 걸어올라가는 길의 전용인도 확보에 신경을 조금만 더 썻더라면 전시장과 나물들이 더욱 넉넉하게 구경하고 깔끔하게 돋보이기에도 충분해 보였다.

휴일을 반납하며 요원들처럼 용문산 관광지 입구부터 곳곳을 친절하게 안내한  공직자들의 숨은 땀과 노력이 양평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다시찾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가장 큰 손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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